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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이야기

포스트 코로나 시대 관광이 사라진다

by 마담정 2020. 9. 28.

 여행이 좋아서 여행사에서 일했던 시절이 있었다. 실제로 많은 나라와 도시를 여행했고, 여행할 때 가장 행복하기도 했다. 한때 한국관광공사 취업도 꿈꿨지만 당시 채용이 없어서 꿈을 접었다. 그래서 공무원으로 재직하면서도 관광, 국제교류 관련 부서 근무를 지원했었고, 운 좋게 관련 부서에서 일할 기회가 많았다. 여행과 관광은 내게 있어 삶의 활력소이자 커리어의 미래였던 셈이다.

오늘 송사무장님의 유튜브 채널 행크TV에서 우연히 접한 미래학자 박미경 박사님의 말씀이다.

 "여행, 관광 앞으로 영원히 그 자리로 못 돌아갑니다."

뭔가 망치로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듯 했다. 막연하게나마 가슴속으로 생각했었던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는 것 같았다.

코로나 이후 어디선가 이런 글을 읽었다.

'아마 자유롭게 배낭 하나 메고 떠났던 세대는 우리가 마지막이 될 것이다. 앞으로 여행은 소수의 부유층의 전유물로 존재할 것이다. 또 예전처럼 현지인처럼 삶에 들어가 문화를 체험하고 친구를 사귀는 자유로운 배낭여행은 역사 속에 사라지게 될 것이다.'는 요지였던 것 같다.

과연 여행과 관광은 이대로 끝나는 것일까?


 2020년 2월, 우리가 모르는 사이 새로운 역사가 시작되었는지도 모른다. 세계를 덮친 COVID-19 바이러스는 너무나 빠르게 우리의 생활 속에 스며들었다. 바이러스와 함께 새로운 변화 또한 순식간에 전파되었다. 보통의 상황이었으면 기득권의 반발과 저항에 의해 시간이 걸렸을 텐데, 전대미문의 위기상황이라는 명분 아래 새로운 시장이 열린 것이다.


 굴뚝없는 황금산업이라고 불렸던 MICE산업 또한 마찬가지이다. 나는 정말 이 산업의 미래에 대해 확신을 가지고 있었다. 온라인 전시나 미팅 테크놀로지와 같이 기술의 발달은 산업을 더욱 확장시킬 것이지 결코 대체할 수 없을 것으로 생각했다. 인간이 인간과 만나고 싶어하는 욕구는 본능적인 것이라 여겼기 때문이다. 기술의 발달로 비대면이 확장되어도 결코 대면의 욕구를 넘어서진 못할 것이라 믿었다.

 그런데 코로나는 모든 상황을 단번에 엎어버렸다. 반 년동안 우리는 ZOOM으로 만나고 대화하며 온라인에서 물건을 구매하며 현실 세계의 활동은 거의 멈추듯이 했다. 디지털 세상이 실제 세상을 대체하기 시작했다. 더 이상 우리는 왜 꼭 직접 만나야 하며 직접 보고 물건을 골라야 하는지 스스로에게 묻기 시작한 것 같다.

 관련 산업 종사자들은 하루 아침에 직장과 꿈을 잃었다.  앞으로 미팅테크놀로지가 발달하면서 신기술의 접목이 많은 부분을 대체할 것이라고 예상은 했었지만, 코로나가 가져온 변화는 10년의 시간을 당긴 것 같다. 더욱 절망스러운 것은 이 위기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대규모 국제회의나 전시회, 이벤트는 사람들이 많이 모이면서 더욱 부가가치가 창출된다. 배송, 설치, 통신, 보안 등 관련된 산업도 많아서 파급효과도 크다. 그런 산업이 하루 아침에 무너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에게는 여전히 채워지지 않는 대면의 욕구가 있을 것이다. 우선 국내여행이 성장할 것이고 세계는 안전한 여행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게 될 것이다. 단체의 단기 관광보다는 장기 체류 형태의 소규모 여행이 당연시될 것이다. 대부분의 국제회의는 비대면을 필수적으로 동반하게 될 것이다. 전시회의 경우 온라인으로 돌리고 싶어 하지 않겠지만 일부는 온라인화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예전처럼 대규모 산업 전시가 다시 일어날 수 있을까?

 대면의 욕구가 계속 될까? 비대면 해보니까 사실 더 편한 것 같기도 하다. 점점 익숙해지면서 굳이 사람을 만나야 하나... 싶은 생각도 든다. 이대로 사람들이 대면의 욕구를 상실해가면 어떻게 될까?

 어떻게 해야 살아남을 수 있을까? 생각이 많아지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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